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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의 짧은 생각

진학한 전공과 다른 연구 분야를 연구하게 될 때 (2)

by 율생공 2024. 11. 4.

교수님의 이미지

  저의 환상속의 교수님은 새로운 지식 익히기를 좋아하고, 연구를 좋아하고, 학생들을 지도해주는 그런 느낌이었는데요, 실제 많은 연구실들에서 보여지는 교수님의 모습은 그런 전문가의 느낌보다는.. 중소기업 사장님 느낌에 가깝습니다. 모든 교수님이 그렇진 않겠지만요. 제가 갖고있던 환상과 현실의 모습을 공유하면서, 구조적인 이유에 대해서 적어보려합니다.

 

교수의 역할

  제가 처음 갖고 있던 교수님에 대한 환상은 '교수는 내 분야의 전문가일 것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교수님께서 하시는 일은 사람 관리에 더 가깝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내용이라고 봅니다. 실상 교수님이 전공한 분야가 연구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실을 운영하기 위한 돈은 학교에서 주는 기초적인 펀드 + 국가과제 + 산학과제로 이뤄집니다. 사립 대학교에서 주는 기본적 펀드는.. 임금으로 비유하자면 최저 생계비 수준입니다. 국가과제나 산학과제가 없이는 사실상 인건비를 충분히 받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충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보통은 국가과제나 산학과제를 수주하게 됩니다.

  국가과제는 국가 기관(~부 및 그 산하의 ~원, ~청 등)에서 내는 것으로 국가기관이 연구실에게 "이 기술을 개발해줘. 대신 돈을 이만큼 줄게"라는 공지를 내고 연구실들이 그 과제를 따내기 위해 과제 제안서(1차 서류)와 발표(pt)를 통해 경쟁하게 됩니다. (산학과제는 주체가 국가기관이 아닌 회사이고 경쟁없이 인맥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국가과제가 경쟁이 꽤 치열해서 국가과제를 따내기 위해 기존 연구와 조금이라도 연관 있으면 과제를 따내기 위해 제안서를 써내는 경우가 많고, 그 결과 과제때문에 갑자기 하게 되는 연구도 생깁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교수님은 그런 경우 그 분야의 전문가일 수 없습니다.

  저는 산학과제에서 그런 일을 겪게 됐었는데, 모든 걸 스스로 알아서 공부해야하고 심지어는 공부한 것을 교수님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알려드려야하는.. 저는 저희 연구실이나 저와 같은 케이스가 많지 않을 줄 알았는데, 주변 대학원생들과 교류하다보니 연구실별로 몇명씩은 저와 같은 경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연구주제가 넓고 응용학문에 가까운 연구실일수록 더 많고요. 그러다보니 사제관계보다는 직업적 고용관계(?)나 쌍무적 계약관계에 가까워지는 것 같습니다.

  대학원이 연구하는 방법과 논리를 배우는 곳이지 기술을 배우는 곳이냐 라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 사용되는 기술의 종류나 필드에 따라서 논리를 전개하는 방식이 다르니까요. 교수님과 전혀 다른 분야의 연구들만 보게 되고, 교수님과 좁혀질 수 없는 논리/지식의 장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현실적인 고민들

  이전 글에서 현실적인 문제로, 저와 같은 경우 취업이 어려워짐을 언급했습니다. 문제는 심플합니다.

  "전공자 대비 장점이 없다."

  기계공학과 연구실에서 억까를 이겨내며 혼자 독학한 머신러닝 지식이, 머신러닝 전공자들과 교류하며 전공 지도교수에게 직접 배우는 머신러닝 박사의 지식을 이길 수 없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입니다. 많은 경우 큰 기업들은 업무가 분화되어있으니까요. 요 며칠간 취업특강을 들으면서 선배님들께서 해주신 말씀들을 요약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전문성이 떨어짐을 인정

2) 다양한 필드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 정의 및 해결방안 도출 능력이 뛰어남 + 여러 분야에 지식이 있는 만큼 전체적인 overview를 보고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음을 어필

3) 짧은 기간안에 낸 성과로 기술적 수준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과 실적 어필

4) 분야간 연결되는 지식, 원리들을 강조

  전공분야와 연구분야가 모두 필요한 팀을 가게 되면 제일 좋겠지만, 그런 TO가 안타깝게도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멘토님께 (연구분야와 전공이 달라서) 실적이 너무 적은 상태로 졸업하게 되면 어떡하게 되냐고 한 학생분께서 여쭤봤는데 멘토님께서 말씀하시길 "졸업을 미뤄서라도 경험을 더 쌓고 졸업하시는게 나아요" 라고 하시더라구요. 기업에서는 기술적 노하우, 협업능력이 중요한 만큼 거기에 맞게 능력이 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뽑히기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멘토님께서도 산업공학을 전공하시다가 AI 연구원으로 전향하셨는데, 자신의 상황에 대한 빠른 판단 + 석사과정중 인턴 경험 + 면접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있었다는 것을 말씀을 들으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멘토분께서는 링크드인을 통해서 수없이 많은 기업의 문을 두드려보면서 본인이 모자란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그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정말 빠르게, 그리고 많은 도전을 통해서 부족한점을 채우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맺음말

  여러 멘토분들이 공통적으로 주신 강조점은 링크드인을 잘 활용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실적을 잘 정리해놓아서 리크루터가 볼 수 있게 하고,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해 관심있는 기업의 정보를 얻고, 인턴과 같은 기회들을 잘 잡아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졸업은 좀 남았지만 저도 진로를 생각하면 막연한 느낌이 듭니다. 로봇을 다뤄보지 않은 로봇공학 전공자..ㅋㅋㅋ 취업 강연을 들으며 있다보니 로봇을 다뤄보는 경험자체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련 지식들을 익혀서 머신러닝 지식들과 잘 융화되도록 공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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